[성명] 국회 정무위는 단체소송 범위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손해배상을 포함하라

by | Dec 18, 2025 | 논평/보도자료, 프라이버시 | 0 comments

어제(12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1소위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등이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심사·처리했다고 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하면 과징금 상한을 기존 매출액의 3%에서 최대 10%까지 상향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정작 핵심적인 사회적 이슈이자 요구였던, 개인정보보호법 제51조(단체소송의 대상 등)의  단체소송 요건에 ‘손해배상’을 추가하는 방안은 제외되었다고 한다. 잇따른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고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이용자의 권리 구제를 또 다시 뒷전으로 미룬 것이다. 우리는 법안심사1소위의 협의 결과를 규탄하며, 개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기 전에 다시 심의할 것을 촉구한다. 

SKT, KT, 롯데카드, 쿠팡 등으로 이어지는 잇따른 대량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원인은 개인정보 및 보안 법제에서 구체적인 의무 규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기업들이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AI 개발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데는 혈안이 되어 있으면서도, 개인정보 보안을 위한 투자에는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해도 잠시의 사회적 비난만 감수하면 될 뿐, 기업에게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발생하지 않는다. 과징금을 상향하는 것은 기업들이 보안 투자를 하도록 압박하는 하나의 수단은 될 수 있지만,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은 개인정보위원회(개인정보위)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대폭 삭감할 뿐 아니라, 정작 피해를 입은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없다. 

유심정보를 포함하여, 2,300만명(건수로는 2,700만건)이 넘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T의 경우, 개인정보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1,348억원이다. 현재도 개인정보위는 전체 연매출액의 3%까지 부과할 수 있으나, 실제 부과한 액수는 SKT 연결 기준 연매출 17조9000억원의 1%도 안되는 금액이다. 개인정보위는 논의 과정에서 당초 산정된 것보다 50% 가량이나 감경했다고 한다. 

현재 OECD 38개 국가 중에서 금전 손해배상을 포함한 집단구제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 스위스, 튀르키에 등 3개국 뿐이다. 한국은 그조차 피해자 구제제도가 가장 낙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궁극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피해자인 모든 종류의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소액/다수 피해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영역이자 최근 이슈의 중심이된 개인정보 분야에서부터 집단적 구제를 위한 제도 도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따라, 단체소송 요건에 ‘손해배상’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개정안을 아예 논의에서 배제한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다. 오히려 현행 단체소송 제도는 집단분쟁조정을 거칠 것을 전제하고 있고 단체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단체의 요건이 너무 엄격한 점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정무위 심사소위가 이용자의 권리구제를 염두에 두었다면 이러한 점들을 개선하고 단체소송 요건에 ‘손해배상’을 추가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어야 한다. 

국회 정무위는 소비자가 손해배상 단체소송을 통해 개인정보 대량 유출로 인한 피해에 대해 집단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한다! 

2025년 12월 16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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