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명문화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환영한다
-저작권침해 불기소율 및 교육조건부기소유예 비율도 높아 비형사화 필요
7월 27일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20173)을 대표발의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경미한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교육을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할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한 이번 개정법률안 발의를 환영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기소편의주의에 따라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법에 별도의 규정이 없더라도 교육조건부 기소유예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실제로 경미한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이러한 처분이 이루어져 왔다. 그럼에도 저작권법에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의 근거를 명시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경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는 곧바로 형사처벌하기보다 교육과 자발적인 시정을 우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법적 의사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저작권 보호 과정에서 발생해 온 소송 남발과 과도한 합의금 요구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학생과 영세사업자 등 법률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과도한 합의 요구가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주고, 저작권 제도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경우 저작권 보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고 한다. 저작권 보호가 권리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를 넘어 경미한 침해를 대상으로 한 소송과 합의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저작권법 위반죄 처리 건수는 중학생이 저작권 관련 내용증명을 받고 자살했던 2008년에 9만 건을 넘었는데, 사단법인 오픈넷이 제기한 ‘사소한 저작권 침해 비형사화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던 2015년부터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2022년을 저점으로 5천여 건까지 감소했다가 다시 2024년 1만 5천 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원칙적으로 친고죄라는 점을 고려하면, 접수 사건의 증가는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한 고소가 증가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2023년에 비해 2024년 처리 건수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기소 건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즉, ‘합의금 장사’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저작권법 위반 사건이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2015년은 다수의 이용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고 합의금을 요구하는 이른바 ‘합의금 장사’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기 시작한 해였다.
2024년 기준 저작권법 위반 사건 15,413건 중에서 불기소 인원은 총 12,326명으로, 전체 사건의 불기소율 33.8%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중 기소유예 인원은 7,907명(64%)이며,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건수가 그중 6,667명에 달한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불기소율이 높고 그중에서도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건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형사처벌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경미한 침해까지 광범위하게 형사절차의 대상으로 삼은 뒤 교육을 통해 교정하기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거나 영리 목적 등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형사절차가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역시 실제로 교육과 교정이 필요한 사건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픈넷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의 문제를 오래전부터 제기해 왔다. 2014년에도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했으며,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안은 저작재산권 등의 침해 중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경우 또는 저작권자에게 100만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로 형사처벌 대상을 제한하고, 비친고죄의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최종 폐기됐다.
이번 개정안은 경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 교육과 자발적인 시정을 우선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다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저작권 침해에 대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경우 자체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입법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저작권 침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저작권 보호의 본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오픈넷은 이번 개정안을 시작으로, 2014년 추진됐던 개정안의 취지와 같이 영리 목적이나 일정 수준 이상의 실질적인 피해가 있는 경우 등으로 형사처벌의 범위를 제한하고 비친고죄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저작권법이 추가로 개정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 보호는 강화하되, 경미한 침해까지 형사처벌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창작자의 권리와 이용자의 자유로운 창작·이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저작권 형사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2026년 10월 13일
사단법인 오픈넷
[관련 글]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법조인·법학자 의견서 (2015.11.04.)
오픈넷, 합의금 장사의 수단으로 전락한 저작권법 개정 캠페인 나서 (20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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