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남용을 방지할 의미있는 판례
재단법인 동천이 소송대리하고 오픈넷이 법률 자문으로 참여한 폰트 저작권 남용 관련 민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5. 13. 선고 2021나59869 판결)이 확정되었다. 오픈넷은 법원의 판단을 환영하며, 해당 판결은 향후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해당 사건은 비영리법인(사회복지법인)이 비영리(개인) 무료 이용 조건으로 배포된 폰트(이하 “무료 폰트”)를 이용한 행위에 대해 폰트 저작권자가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으로 해당 비영리법인은 법인의 행사 홍보를 위해 프로그램 제목과 프로그램 일정, 프로그램 대상, 문의 및 신청, 프로그램 내용 부분에 해당 폰트 프로그램을 복제하여 사용하였다.
비영리법인의 무료 폰트 이용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공정이용)에 해당한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이하 “법원”)은 해당 비영리법인의 무료 폰트 사용은 “교육적 및 공익적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저작권법 제35조의5에서 정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여 저작재산권 제한규정에 의하여 허용되는 적법한 사용”이라고 항변한 것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무료 폰트의 비영리적, 일회적 사용은 전체 폰트 프로그램의 글자 조합 중 극히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당 폰트 시장이나 가치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도 미미하다고 판단하여 프로그램 저작물의 공정이용 판단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비영리법인인 피고 복지원의 이 사건 홍보지 제작은, 아동들의 건강하고 올바른 식습관 향상 및 영양 증진과 가정의 건강한 식문화 형성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갖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위 교육 프로그램 활동은 비영리적, 비상업적으로 이루어 졌다.
이 사건 홍보지는 피고 복지원이 주최하는 행사의 일정, 참가대상, 참가신청 방법 및 내용 등 중요내용을 안내하려는 목적으로 제작되었고,
이 사건 서체는 이 사건 홍보지의 제목, 위 행사의 일정, 참가대상, 참가신청 방법 부분에 사용되었으나, 이 사건 홍보지는 1쪽 짜리 분량에 불과하다.
이 사건 홍보지의 홍보대상은 일반 대중이 아니라 위 교육 프로그램의 대상자로 한정된다고 보이고, 피고 복지원이 이 사건 홍보지를 여러차례 제작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홍보지의 내용상 게시기간 또한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의하면 피고 복지원이 이 사건 서체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 사건 홍보지를 제작하고 이를 게시한 행위로 인해 이 사건 서체 프로그램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보인다.
저작권법 제35조의5(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① 제23조부터 제35조의4까지, 제101조의3부터 제101조의5까지의 경우 외에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② 저작물 이용 행위가 제1항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비영리법인을 상대로 한 폰트 저작권사의 저작권 남용 즉시 중단해야
올해 오픈넷이 지원한 공익소송에서 폰트 프로그램 복제 과정에서 영리이용 금지라는 약관의 내용 제시가 불비한 경우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과 더불어 비영리법인의 무료 폰트 이용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이번 판결로 무료 폰트를 대상으로 한 저작권 남용은 더 이상 인정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폰트 저작권사와 법무법인은 비영리법인을 상대로 이른바 저작권 합의금 장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폰트 저작권사는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 폰트 관련 모든 형사고소나 민사 소송을 즉시 취하해야 한다. 무분별한 합의금 장사로 혼탁해진 폰트 프로그램 시장을 정상화하고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2022년 6월 3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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