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넷, MWC에서 BEREC 의장단과 회담 “트래픽 증대는 망설비 부담을 늘리지 않는다”

by | Mar 17, 2023 | 공지사항, 논평/보도자료, 망중립성 | 0 comments

2023년 2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에서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 Body of European Regulators of Electronic Communications)의 의장단과 회담했다. BEREC은 EU 회원국들의 통신규제기구의 연합체로서 상급기관인 유럽집행위원회가 공개 의견수렴(public consultation)을 하고 있는 트래픽발신자 망투자 부담 제도(소위 “fair share deal”)에 대해서 실질적인 반대의견을 예비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사진 : 좌측부터 BEREC 2022년 의장 앤마리 시프케스(Annmarie Sipkes), 2023년 의장 콘스탄티노스 마셀로스(Konstantinos Masselos), 박경신(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교수), 2024년 의장 탕코 오불젠(Tonko Obuljen)>

BEREC 의장단은 예비보고서에서 트래픽의 증가가 망설비 증축 부담을 발생시킨다는 유럽 망사업자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MWC에 참석한 민주당 국회의원에게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BEREC 의장단은 예비보고서에 이어 본보고서 작성을 위해 발신자종량제를 2016년부터 시행해온 한국의 경험을 조사할 계획이고, 한국의 망사업자 및 콘텐츠제공자뿐만 아니라 오픈넷을 포함한 시민단체 및 개인 이용자들과도 정보교환을 하기로 했다. 오픈넷도 데이터의 통행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망설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접속속도에 따라 망설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며 접속속도의 증대에 대해서는 망사업자가 더 많은 인터넷접속료 매출로 보상을 받기 때문에 통행량 증대에 따른 추가부담은 없다고 설명해왔다. 

또 BEREC은 예비보고서에서 트래픽발신자 망비용 부담 제도의 규제적 비현실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오픈넷은 이와 관련하여 BEREC 의장단에게 국내의 발신자종량제 하에서 정부가 중계접속료(발신자측 인터넷접속료)의 상한을 설정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하한선으로 기능하여 망사업자들 사이의 담합의 도구가 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중계접속료가 유럽의 8~10배 그리고 미국의 5~6배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계접속료 가격상한은 정부가 통행량에 비례하여 설정하고 있지만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의 접속료는 통행량이 아니라 접속속도에 따라 설정되고 있고 정부의 조사업무 속도보다 빠르게 매년 인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고시한 중계접속료가 1TB당 1만 5천원인데 이는 10Mbps의 속도로도 1-2일이면 전송완료될 수 있는 양이며 기본적으로 데이터 전송량에 따른 접속료 가격산정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과기부는 미봉책으로 2020년 초 무정산구간을 설정했지만 발신자종량제가 존재하는 한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인기 콘텐츠를 회피할 동기는 지속되고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중계접속료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유럽집행위원회의 발신자 망비용 분담(“fair share”)안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던 7개국(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아일랜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중 하나였던 네덜란드 정부는 MWC 개막일에 적극적인 반대입장을 발표했고, 역시 그 근거로 트래픽의 증대가 망설비 부담을 늘리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후 MWC 행사기간 동안 망사업자들은 망설비 부담을 망사용료 징수의 근거로 힘있게 제시하지 못했다. 망투자 관련 토론회에서도 망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이윤 증대 외에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망사업자인 텔스트라(Telstra)의 CEO 비키 브래디(Vicki Brady)는 망사업자들은 망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망을 생태계라고 보고 여기에 폭발하고 있는 앱들의 운영자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인터넷이 정보혁명을 이끌게 된 이유는 약속과 과학이다.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가 소통은 소통당사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자 자신의 주변 네트워크에 대해서 통행료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 즉 망중립성, 그리고 데이터가 전송되는 네트워크가 우선 구축되면 그 네트워크를 통해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지나가더라도 네트워크 유지비용은 크게 변함이 없다는 과학이다. 과학에 대해 부연하자면, 이를테면 거울에 빛이 반사되어 나가도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고 거울을 유지하는 비용은 거의 고정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이나 한국이나 정보혁명을 유지하고 싶다면 이 약속을 깨거나 과학에 어긋나는 안을 내지 않아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은 이미 망사용료법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시행되고 있는데 과거 대통령이 말했던 ‘대못’과 같은 규제이다. 뽑아낼 필요가 있다. 

<출처: 오픈넷 망중립성 웹툰 “라이즈 오브 망중립성의 수호자”>
<출처: 2월 28일 넷플릭스 MWC 발표화면 – 왼쪽이 트래픽량, 오른쪽이 망설비비용.
컨설팅업체 Analysys Mason 2021년 보고서 인용>
BEREC_예비보고서_국문번역본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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