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에 묻는다. 표현의 자유는 과연 안전한가?

by | Dec 18, 2025 | 논평/보도자료, 표현의 자유 | 0 comments

시민단체들, 허위조작정보가 행정심의 대상인지 여부 등 5개 분야 11개 주요 쟁점에 대한 과방위 입장과 설명 요구해

  1. 지난 12월 14일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노종면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12월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 통과된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DD20682] 대안, 이하 ‘과방위 대안’)」에 대해 당 안팎의 의견과 우려를 반영해 법안을 보완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단체들은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안에 대해 허위조작정보의 폐해를 막기보다 오히려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 등을 위축시킬 수 있어 반대한다는 취지의 입법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11월 27일). 이번에 처리된 과방위 대안 역시 ‘입증책임 전환’과 ‘오프라인 발화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 일부 독소조항은 삭제되었지만,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조항들이 남아 있습니다. 
  2. 이에 디지털정의네트워크 · 미디어기독연대 · 언론개혁시민연대 · 오픈넷 ·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 참여연대 · 커뮤니케이션법연구소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 표현의자유와 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 · 한국여성민우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어제(12월 17일) 국회 과방위에 과방위 대안에 대해 <국회 과방위에 묻는다. 표현의 자유는 과연 안전한가?> 공개질의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등에 대해 공개 질의하고 답변을 촉구하였습니다.  
  3. 공개질의서를 통해 시민사회가 국회에 설명을 요구한 5대 분야 11가지 주요 쟁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신설과 방미심위 심의 권한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에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조항을 신설할 경우, 방미통위 설치법 및 시행령과 결합하여 방미심위의 심의 대상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 ▲과방위 대안이 우리의 우려와 달리 “허위조작정보 심의를 원천 배제했다”고 확신하는 법리적 근거, ▲과거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 통신’ 조항과 비교할 때, 이번 개정안의 허위조작정보의 유통금지 기준이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
  2.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신고 및 조치 제도에 대해 ▲‘불법 정보’에 한정된 EU 디지털서비스법(DSA)의 ‘신고 및 조치’ 대상을 ‘허위조작정보’까지 포괄한 이유와 근거, ▲민간 플랫폼 사업자가 법원조차 판단하기 까다로운 허위조작정보의 성립 요건을 심사하고 판단할 능력과 권한을 갖추고 있다 보는지, 이같은 조치가 과잉 삭제와 과잉 차단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입장
  3.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분쟁조정기구화에 대해 ▲이미 분쟁조정부에 분쟁조정 기능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방미심위가 직접 분쟁조정을 담당하도록 한 이유 및  분쟁조정부와 방미심위가 담당하는 분쟁조정 업무에는 어떤 실질적 차이가 있는지, 나아가 내용 규제 기관인 방미심위의 직무를 분쟁조정까지 확대하는 구조가 현행 법 체계와 방미심위의 설립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는 근거, ▲입법 과정에서 언론중재위원회,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등 기존 분쟁조정 기구들과의 역할 분담이나 관할 중복 문제에 대해 관계 기관과 협의하거나 실효성을 담보할 방안
  4.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 성립 요건에 대해 ▲일반 손해배상과 징벌적 손해배상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사실·의견 전달 업자’라는 발화자 기준을 제외하면, 법적으로 위법성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 ▲2021년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UN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이 공식 통신문을 통해 언론의 감시 및 비판 역할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개정안이 철회된 바 있음에도 새롭게 추진하게 된 근거 등
  5. 혐오표현의 불법정보 규정과 행정 심의에 대해 ▲차별금지법 등 일반법이 부재한 상태에서, 온라인 혐오표현만을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로 포함하여 유통을 금지하는 것이 국내 법체계의 정합성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입장,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정당한 항의·비판적 표현마저 ‘혐오표현’으로 분류되어 차단될 가능성, 즉 오남용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등
  6. 시민사회는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조항이 갖는 이중처벌 문제,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개정하면서도 유통금지 조항에서는 반의사불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 친고죄 도입의 입법 취지와 충돌하는 문제, △언론사의 경우 언론중재법과 중첩 문제 등 여전히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쟁점들이 다수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민사회는 국회가 남아 있는 입법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 절차를 마련하고, 제도의 근본적 재검토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끝.

▣ 붙임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방위 대안)에 대한 공개질의서 <국회 과방위에 묻는다. 표현의 자유는 과연 안전한가?>

▣ 붙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방위 대안) 대한 공개질의서

국회 과방위에 묻는다. 

표현의 자유는 과연 안전한가?

더불어민주당은 12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 의결한「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하, 과방위 대안)에 대해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노종면 의원은 당 안팎의 의견과 우려를 반영해 법안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우리 단체들은 과방위 대안에서 ‘입증책임 전환’과 ‘오프라인 발화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 일부 독소조항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요소가 대부분 해소되었다는 설명과 달리, 여전히 우려스러운 조항들이 남아 있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아래와 같이 질의하며, 추가적인 사회적 논의를 거듭 요청한다.

1.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신설과 방미심위 심의 권한

더불어민주당은 기자간담회에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미심위)는 허위조작정보를 근거로 제재 심의를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 단체들이 그간 지적해 온 바와 같이 “최민희 의원안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인정하며, 허위조작정보의 경우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심의기관이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해당 조항을 아예 뺐다”고 설명했다. 이는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조치에 행정기관인 방미심위가 관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법 취지를 분명히 한 설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과 달리, 과방위 대안을 따른다 하더라도 방미심위가 허위조작정보를 심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노 의원은 “최민희 안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대안에서는 제외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법안을 대조해 보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6항 각 호의 조치 대상에서 허위조작정보(2항)를 삭제한 데 그쳤을 뿐이다.

해당 조항은 심의 결과에 따라 국내에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서버 운영자(캐시 서버·CDN 사업자 등)가 취해야 할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를 규정한 규정이다. 즉, 방미심위가 어떤 정보를 심의할 수 있는지, 또는 그 심의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조항이 아니다.

물론 최민희 의원안 및 과방위 대안 모두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방미통위의 취급 거부·정지·제한 명령) 대상에서는 허위조작정보를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방미심위의 심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로 보기는 어렵다. 

현행 법체계상 방미심위는 정보통신망법상의 ‘불법정보’뿐만 아니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미통위 설치법)」 제22조제4호에 따른 이른바 ‘유해정보(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심의 및 시정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방미심위는 이 제22조제4호를 근거로 심의 대상을 확대 해석하며, 법적 근거가 모호한 ‘유해정보’까지 심의하고 시정요구를 해왔다. 정보통신심의규정 제8조 제3호의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적용해 심의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실제로 방미심위는 이 조항을 근거로 ‘윤석열 전 대통령 풍자 영상’, ‘문재인 전 대통령 왼손 경례 사진’ 등을 허위정보로 판단해 시정요구를 했다. 또한 류희림 위원장 재임 시기에는 동일한 조항을 근거로 인터넷 언론인 뉴스타파의 보도에 대해서까지 심의를 시도한 바 있다. 시정요구는 형식상 ‘권고’에 불과하다 하나, 실무적으로는 서비스 제공자가 이를 거부하기 어려워 사실상 ‘강제 처분’과 다를 바 없는 효과를 갖는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2항에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조항’이 신설될 경우, 방미심위는 언제든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이를 법적 명분으로 삼을 것이 자명하다. 법령상 유통이 금지되는 허위조작정보를 ‘유해정보’ 혹은 시행령상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로 포섭하여 심의 대상에 포함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입법 취지와 반대로 행정기관인 방미심위에 ‘허위조작정보 심의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를 남기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개정안은 규제 대상을 일반 인터넷 표현물뿐만 아니라 언론사 보도까지 포섭하고 있어, 향후 인터넷 기사에 대한 심의·차단의 근거로 악용될 위험성마저 매우 크다.

한편, 이 법안의 허위조작정보 정의는 내용의 일부만 허위인 경우에도(요건1) 공공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면(요건2), 상업적 플랫폼의 특성상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요건3)이 손쉽게 인정되어 ‘유통금지(삭제·차단)’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모호한 공익 개념을 기준으로 표현물을 강제 삭제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구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의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 통신’ 조항에 대해, ‘공익’ 개념의 모호성과 ‘허위’ 판단의 불명확성을 이유로 명확성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2008헌바157). 이러한 헌재의 판단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일부 허위’와 ‘공공의 이익 침해’라는 요건을 결합해 유통을 금지(삭제·차단)하는 이번 개정안 역시 동일한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금지하여 표현행위를 위축시킬 위험이 높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국회 과방위에 질의한다.

질의 1. 정보통신망법에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조항을 신설할 경우, 이 조항이 방미통위 설치법 및 시행령과 결합하여 방미심위의 심의 대상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질의 2. 과방위 대안이 우리의 우려와 달리 “허위조작정보 심의를 원천 배제했다”고 확신하는 법리적 근거는 무엇입니까?

질의 3. 과거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 통신’ 조항과 비교할 때, 이번 개정안의 허위조작정보의 유통금지 기준이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2.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신고 및 조치 제도

더불어민주당(노종면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유럽연합의 디지털서비스법(이하 EU DSA)을 모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이 허위조작정보 규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고, 이를 위반한 글로벌 플랫폼에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는 점, 그리고 일반 시민이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둔 점을 참고하여 정보통신망법에도 ‘신고 및 조치 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과 달리, EU DSA는 특정 정보를 불법이거나 유통금지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DSA 체계에서는 ‘허위조작정보’ 그 자체가 신고나 조치의 대상이 아니다. 

DSA가 평가하는 것은 개별 정보의 삭제 여부가 아니라, 플랫폼이 불법정보에 대해 신고 접수와 조치 절차를 성실하게 이행했는지 여부다. 다시 말해, 특정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차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제도는 아니다. 나아가 불법에 해당하지 않는 정보는 이러한 성실의무 평가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또한 EU DSA 체제에는 한국의 방미심위와 같은 국가 주도의 행정 심의 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과방위 대안은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기존 행정 심의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 금지 대상으로 포함해 불법정보와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를 키울 뿐 아니라, 과잉 삭제·차단의 위험도 높인다. 이는 플랫폼의 절차적 책임을 중심에 두는 EU DSA의 기본 구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특히 불법이 아닌 정보나 표현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신고 및 조치’ 대상에 허위조작정보를 포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허위정보라면 사실확인(팩트체크)기관 등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주체에 의해 사실확인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일반 이용자나 플랫폼 사업자가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해 오던 조치를 법에 명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즉 ‘유통금지’ 조항에 포함시켜 불법정보에 준해 처리하도록 의무화하게 되면, 의심스러운 정보는 삭제·차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EU DSA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조치에 대해 이용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정부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된 분쟁 해결 기구를 두도록 하고 있다. 반면 과방위 대안은 정부·여당이 과반을 위촉하는 행정기관인 방미심위에 분쟁 조정 역할을 맡기고 있어,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국회 과방위에 다음과 같이 질의한다.

질의 4. ‘불법 정보’에 한정된 EU 디지털서비스법(DSA)의 ‘신고 및 조치’ 대상을 ‘허위조작정보’까지 포괄한 이유와 근거는 무엇입니까?

질의 5. 민간 플랫폼 사업자가 법원조차 판단하기 까다로운 허위조작정보의 성립 요건을 심사하고 판단할 능력과 권한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까? 이같은 조치가 과잉 삭제와 과잉 차단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3.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분쟁조정기구화

한편 과방위 대안은 기존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를 분쟁조정부로 개편하는 동시에 방미심위에 새로운 분쟁조정 권한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방미심위와 산하 분쟁조정부가 동일한 사안에 대해 분쟁조정 업무를 중복 수행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는 방미심위와 분쟁조정부 간 역할과 권한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뿐 아니라, 내용 규제 기관인 방미심위가 분쟁조정까지 담당하는 것이 과연 그 설립 목적과 현행 법체계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게 한다.

조정 대상도 기존의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에서,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취한 삭제·차단 등의 조치’로 확대됐다. 이는 이용자 간 분쟁에 한정됐던 조정 범위를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 간 갈등까지 넓히는 것으로, 방미심위의 역할을 사실상 분쟁조정기구로 전환·확대하는 조치다. 이러한 변화는 방미통위 설치법이 정한 심의위원회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다.

콘텐츠의 적법성이나 내용을 심의하는 행정기관이 분쟁조정 기능까지 함께 맡게 되면, 행정 심의와 분쟁 해결 사이의 구분이 흐려진다. 이로 인해 어떤 사안이 행정 판단의 대상인지, 어떤 사안이 분쟁 조정을 거쳐야 하는지,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분쟁조정 구조는 조정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규제기관 산하 기구의 판단이 행정지도처럼 작동할 위험이 크다. 심의위원회가 자의적 판단에 따라 분쟁을 분쟁조정부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조정의 독립성 원칙을 약화시키고, 심의와 조정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든다. 플랫폼 사업자는 규제 권한을 가진 기관 산하의 조정 절차를 거부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이게 되며, 그 결과  분쟁조정이 자율적인 갈등 해결 수단이 아니라 준강제적 행정 개입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기존 분쟁조정 기구들과의 역할 중복 문제도 야기한다. 언론 보도로 인한 분쟁은 이미 언론중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으며,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관련 분쟁은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가 관할하고 있다. 아울러 콘텐츠 이용 관련 분쟁 역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라는 별도의 전문 기구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방미심위가 이들 영역을 포괄하는 분쟁조정 기능까지 수행하게 되면, 분쟁 해결 체계의 중복과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국회 과방위에 다음과 같이 질의한다.

질의 6. 이미 분쟁조정부에 분쟁조정 기능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방미심위가 직접 분쟁조정을 담당하도록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분쟁조정부와 방미심위가 담당하는 분쟁조정 업무에는 어떤 실질적 차이가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나아가 내용 규제 기관인 방미심위의 직무를 분쟁조정까지 확대하는 구조가 현행 법 체계와 방미심위의 설립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는 근거를 밝혀주십시오.

질의 7. 입법 과정에서 언론중재위원회,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등 기존 분쟁조정 기구들과의 역할 분담이나 관할 중복 문제에 대해 관계 기관과 협의하거나 실효성을 담보할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까?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4.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 성립 요건

과방위 대안은 ‘허위조작정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첫째,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 둘째, 타인의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 셋째,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생산 또는 선별된 정보. 

이 정의는 단순히 정보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법성 판단과 행위자의 주관적 요건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규제 대상 여부를 가리는 초기 단계부터 사법적 판단이 요구되며, 법 체계 전반에 혼란을 초래한다.

이 법안의 일반 손해배상 조항은 고의 또는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5천만 원 이내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고의·과실, 허위 인식, 법익 또는 공익 침해, 가해 의도 또는 부당이익 목적이라는 여러 요건이 모두 결합된다.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은 ‘영향력 있는 사실·의견 전달 업자’를 대상으로 하여, 첫째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임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 둘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을 것, 셋째 정보 유통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법익 침해가 발생했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 이를 모두 충족할 경우 손해액의 5배 이내에서 가중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비교해 보면 일반 손해배상에서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한 경우’와 징벌적 손해배상의 구성요건은 사실상 중복된다. 또한, 법안의 구조상 어떤 정보가 ‘허위조작정보’라고 판명되는 순간(=정의 충족), 징벌적 손해배상의 요건(고의, 목적, 침해)도 사실상 자동으로 충족하게 되어 일반 손해배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구분하는 실질적인 위법성 판단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일반 손해배상과 구별되는 독자적·가중적 책임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이 법안은 ‘누가 말했는가’( ‘영향력 있는 사실·의견 전달 업자’)를 기준으로 법적 책임을 달리하게 되는데, 이는 ‘누구에 관해(공인)’, ‘무엇에 관해(공적 사안) 말하느냐’를 중심으로 판단해 온 법원의 기존 기준과 배치된다. 나아가 제도적 언론을 보다 강하게 보호해 온 국내외의 전통적 보호 체계 및 국제적 규범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결국 해당 정보가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하는지, 또 징벌적 배상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손해를 가할 의도’와 같은 행위자의 내심(주관적 구성요건)을 규명해야 하는 영역이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사실관계 다툼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확정될 수 있다. 따라서 이 법안의 징벌적 손해배상 구성요건들은 판결의 기준일 뿐, 남소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진입 장벽의 역할은 수행하지 못한다.

전략적 봉쇄소송(SLAPP) 방지를 위한 특칙에 ‘60일 이내 결정’이라는 조항을 추가하였으나, 사실관계가 복잡한 명예훼손 사건의 특성상 단기간 내에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 법원이 심리를 본안으로 회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조속한 종결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할 우려가 있어 실효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특칙은 정보통신망법상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동일한 성격의 표현물임에도 온라인상의 발언이나 기사만 방어권을 보장받고, 오프라인 발언이나 일반 민사 소송에서는 배제되는 법체계상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일반 손해배상 조항(제1항)은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한 경우에도 배상 책임을 부과한다. 그러나 앞서 정의한 바와 같이 ‘허위조작정보’는 ‘허위에 대한 인식’이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 등 확정적 고의를 필수 요건으로 한다. “고의가 필수적인 정보를 과실(부주의)로 유통한다”는 것은 법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모순이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국회 과방위에 다음과 같이 질의한다.

질의 8. 일반 손해배상과 징벌적 손해배상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사실·의견 전달 업자’라는 발화자 기준을 제외하면, 법적으로 어떤 점에서 위법성 정도가 달라지는지 밝혀주십시오.

질의 9. 2021년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UN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은 공식 통신문을 통해 언론의 감시 및 비판 역할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개정안이 철회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추진하게 된 근거는 무엇이며,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밝혀주십시오.

5. 혐오표현의 불법정보 규정과 행정 심의

한편, 과방위 대안은 제44조의7 제1항의 불법정보에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하여 ①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②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여 해당 개인이나 집단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 이른바 ‘혐오표현’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개인과 사회 집단의 존엄성과 평등권을 보호·확대하려는 입법 시도로서, 그 취지 자체에는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는 통상 다른 개별 법률(형법, 청소년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마약류관리법 등)에 따라 이미 위법성이 확정된 정보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규정으로 기능해 왔다. 차별금지법의 제정이나 혐오표현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일반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보통신망법에서만 독자적으로 혐오표현을 불법정보로 지정하여 유통을 금지하는 것은 법체계의 정합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과방위 대안은 혐오표현을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포함시킴으로써, 그 판단과 규제를 방미심위의 행정적 심의 및 방미통위의 행정처분 대상으로 편입시키고 있다. 이는 혐오표현의 위법성 여부를 사법적 판단이 아닌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유통을 제한하는 구조로, 과잉금지 및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나아가 이러한 규제가 오용될 경우, 혐오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소수자의 표현마저 제한하는 도구로 전도되어 악용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온라인 혐오표현만을 망법에서 유통금지시키는 것보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국회 과방위에 다음과 같이 질의한다.

질의 10. 차별금지법 등 일반법이 부재한 상태에서, 온라인 혐오표현만을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로 포함하여 유통을 금지하는 것이 국내 법체계의 정합성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를 선행하거나 병행할 필요성에 대해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질의 11.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정당한 항의·비판적 표현마저 ‘혐오표현’으로 분류되어 차단될 가능성, 즉 오남용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해주십시오.

6. 추가 논의 필요성

이 밖에도 과방위 대안에는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조항이 갖는 이중처벌 문제,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개정하면서도 유통금지 조항에서는 반의사불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 친고죄 도입의 입법 취지와 충돌하는 문제, △언론사의 경우 언론중재법과 중첩 문제  등 여전히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쟁점들이 다수 남아 있다.

따라서 우리 단체들은 국회가 남아 있는 입법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 절차를 마련하고, 제도의 근본적 재검토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끝.

2025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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