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오픈넷은 이훈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훈기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19096)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본 개정안은 ‘조롱·혐오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이를 유통한 자를 형사처벌하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삭제·접속차단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혐오표현 대응이라는 명분과 달리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행정검열을 확대할 우려가 크다.
개정안은 ‘조롱’과 ‘혐오’를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그 의미와 범위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특정 표현이 비판인지, 풍자인지, 조롱인지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엇갈릴 수 있음에도 법안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표현 규제 법률은 국민이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본 개정안은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크다.
공직자, 정당, 정책, 사회운동 등에 대한 강한 비판은 종종 조롱과 풍자의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본 법안이 시행될 경우 이러한 정치적 표현 역시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사회에서 불쾌하고 공격적인 표현이라 하더라도 폭넓게 보호되어야 하며, 국가가 표현의 내용 자체를 심판하는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
또한, 본 개정안은 조롱·혐오정보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삭제·접속차단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표현의 위법성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판단되어야 한다. 행정기관이 표현물을 삭제하고 유통을 차단하는 방식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행정검열의 위험을 높인다.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분명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그러나 그 해결책은 모호한 개념을 이용한 표현 규제와 형사처벌이 아니다. 교육, 반론, 지원정책, 차별금지제도 등 민주적이고 비례적인 수단을 통해 혐오와 차별에 대응해야 한다.
본 개정안은 혐오표현 대응이라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행정기관에 광범위한 검열 권한을 부여한다. 오픈넷은 국회가 본 개정안을 철회하고,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을 모두 존중하는 방향에서 혐오와 차별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것을 촉구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훈기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219096)에 대한 의견서
1. 본 법안의 주요 내용
본 법안은 ① 정보통신망법상 “조롱ㆍ혐오정보”를 신설하고, 유통이 금지되는 불법정보로 규율(안 제2조제 1항제3호의4 및 제44조의7제1항제2호의3), ② “조롱ㆍ혐오정보”를 반복적·악의적으로 게재·유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안 제71조 제1항 제10호의2), ③ “조롱ㆍ혐오정보”에 대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및 게시판 관리·운영자의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조치명령을 할 수 있게 하며, 미이행시 과징금 부과 및 운영정지 혹은 폐쇄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안 제44조의8)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음.
2. “조롱ㆍ혐오정보”의 정의 규정의 위헌성
1) 본 법안의 정의 규정에 적용되는 헌법원칙
헌법상의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을 명확한 용어로 규정함으로써 적용대상자에게 장래의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집행자에게는 객관적인 판단지침을 제공하여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집행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임. 헌법재판소는 “법률은 되도록 명확한 용어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은 민주주의ㆍ법치주의 원리의 표현으로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요구되는 것이나,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수반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하여 이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즉,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등 참조)라고 하며,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므로 …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경우에 일반적으로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된다”(헌재 2002.06.27 결정, 99헌마480)고 판시하여 표현의 자유 제한입법에 대하여 보다 엄격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또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서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의 이념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1996. 12. 26. 93헌바65)라고도 하며, 형벌조항에 대해서 더욱 강화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본 법안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입법이자 형사처벌 조항도 규정하고 있는 바, 가장 엄격한 의미의 명확성 원칙이 적용된다고 할 것임.
2) 본 법안의 “조롱ㆍ혐오정보” 정의 규정의 내용
본 법안은 규제 대상 “조롱ㆍ혐오정보”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음.
| 안 제2조 제1항 제3호의2“조롱ㆍ혐오정보”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유통되는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ㆍ횟수ㆍ유통 규모 또는 게시 양태에 따라 반복적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인간의 존엄성 또는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정보를 말한다. 다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비판ㆍ토론ㆍ보도, 학술ㆍ예술 활동, 풍자 또는 패러디는 제외한다. 가.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을 모욕ㆍ조롱ㆍ비하ㆍ멸시하거나 희화화하는 내용 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적ㆍ사회적 사건의 희생자 및 그 유가족을 모욕ㆍ조롱ㆍ비하ㆍ멸시하거나 희화화하는 내용 |
3) “모욕ㆍ조롱ㆍ비하ㆍ멸시하거나 희화화” 부분의 명확성 원칙 위반
“모욕”, “조롱”, “비하” “멸시”, “희화화”는 모두 인간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가치 평가’에 의존하고 있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으로, 어떤 표현이 이에 해당하는지를 쉽게 판단할 수 없음.
또한 사전적으로 “모욕”은 “남을 깔보고 욕되게 함”, “조롱”은 “어떤 사람이나 대상을 비웃거나 놀림”, “비하”는 “대상을 낮추어 봄”, “멸시”는 “업신여겨 하찮게 봄”, “희화화”는 “대상을 우스꽝스럽고 익살스럽게 묘사하는 것”을 의미함. 타인에 대한 부정적, 비판적 표현은 모두 대상에 대한 모욕, 조롱, 비하, 멸시, 희화화를 수반한다고 볼 수 있는데, 결국 판단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국민의 모든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부정적, 비판적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 규율될 수 있음. “모욕”의 의미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서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3인의 소수의견이 나올 정도로 불명확한 상황에서 (2017헌바487) “멸시”, “비하”, “희화화”는 그 불명확성을 더욱 확대시킴.
4) “모욕 ㆍ조롱ㆍ비하ㆍ멸시하거나 희화화” 부분의 과잉금지원칙 위반
모욕, 조롱, 비하, 멸시, 희화화는 타인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한 방법인데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 피해와 비판적 표현을 통해 성취되는 공익의 효과를 형량하였을 때 법익의 비례성이 충족되지 않음. 단순히 타인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 ‘조롱, 비하, 멸시, 희화화’에 이를 정도로 다소 과하게 표현되었다고 할지라도 그와 같은 부정적 표현을 통해 타인에게 자정작용을 요구하여 성취할 수 있는 공익이 더 큰 경우가 많이 있을 수 있음. 예를 불법도박을 하다 적발된 연예인에게 ‘칩사마’라고 별명을 붙이거나 음주운전 사고로 인명피해를 내고 뺑소니를 한 연예인에게 ‘킬러조’라는 별명을 붙이는 행위들은 도박이나 음주운전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명백히 드러내는 표현임. 이와 같은 표현들이 형사처벌된다면 타인에 대한 정당한 비판적 표현들도 같이 위축될 수밖에 없음.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부당한 모욕, 조롱, 비하, 멸시, 희화화 표현 행위는 민사손해배상제도로 피해를 구제할 수 있고, 기존의 모욕죄로도 충분히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침해의 최소성에도 어긋남.
5)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비판ㆍ토론ㆍ보도, 학술ㆍ예술 활동, 풍자 또는 패러디는 제외한다” 부분의 명확성 원칙 위반
본문 단서에서는 “다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비판ㆍ토론ㆍ보도, 학술ㆍ예술 활동, 풍자 또는 패러디는 제외한다.”고 규정되어 있음. 그러나 “공공의 이익”, “정당한 비판”, “풍자, 패러디” 개념 역시 주관적인 가치 평가에 의존하고 있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으로, 어떠한 표현이 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크게 달라짐. 헌법재판소는 이미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에 대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한다고 판단하며, “공익” 개념이 불명확하다고 천명한바 있음. (헌법재판소 2010. 12. 28. 선고 2008헌바157, 2009헌바88(병합) 전원재판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소원)
한편, 풍자(Satire)와 패러디(Parody)는 본질적으로 대상의 특정 과오나 단점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희화화)하거나, 신랄하게 비웃는 방식(조롱)을 필수적인 도구로 삼는 표현물임. 조롱과 희화화를 제거한 풍자와 패러디는 성립할 수 없으며, 어떠한 표현이 허용되는 풍자, 패러디인지 불법인 조롱, 희화화 표현인지 객관적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없음. 이에 따라 판단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주관적 기준에 따라 규제, 처벌 여부가 결정되는 ‘자의적 법 집행’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음.
즉, 이렇듯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한 단서 규정 역시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위반하고 있어 규제 대상 표현을 제한하기 위한 적절한 기준으로 기능할 수 없음.
6) 위와 같은 규제 대상 정의규정의 추상성, 불명확성으로 말미암아, 규제 대상 표현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표현주체인 국민도, 조치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사업자도, 사업자가 의무를 이행하였는지 판단하고 각종 명령 권한을 가진 국가기관도 명확히 판별할 수 없음.
결과적으로 사회적 해악이 분명하지 않은 사소한 표현 혹은 정당한 비판적 표현마저 위축되거나 광범위하게 규제받게 될 위험이 높으며, 특히 판단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정치적으로 남용될 위험도 높음. 결과적으로 본 법안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성이 심대한 법안임.
7)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적ㆍ사회적 사건의 희생자 및 그 유가족”에 대한 조롱ㆍ혐오표현 규제의 명확성원칙 및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 위반
포괄적위임입법금지원칙은 행정부에 입법을 위임하는 수권법률의 명확성원칙으로서 헌법 제75조가 규정하고 있는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함 (헌법재판소 2002.6.27.선고 99헌마408 전원재판부 결정). 따라서 법률이 스스로 명확하거나 대통령령에 위임할 경우 대통령령의 내용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기준을 포함하고 있어야 함. 우선 무엇이 ‘국가적 사회적 사건’인지 자체가 불분명함. 예를 들어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살인사건은 피해자가 1인이었지만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적 흐름과 연관되어 있다는 견해가 강한데, 이것은 국가적 사회적 사건인지 불분명함. 최근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공사장 및 공장의 산업재해의 경우 국가적 사회적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지 불분명함. 또다른 예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의 경우 국가적, 사회적 사건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또 대통령령이 어느 사건을 국가적 사회적 사건으로 지정하여 그 희생자 및 유가족을 조롱 혐오표현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법률에 나와 있지 않음.
8)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적ㆍ사회적 사건의 희생자 및 그 유가족”에 대한 조롱ㆍ혐오표현 규제의 과잉금지원칙 위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적 이유는 민주주의의 전제인 사상의 다원성·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함임. 헌법재판소 역시 “대저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판시하며(헌법재판소 2002. 6. 27. 결정, 99헌마480 참조), ‘유해성’을 이유로 한 표현 규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견지한 바 있음.
또한 표현행위로 인하여 초래되는 해악은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됨. 즉, 표현이 특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거나 사회윤리 등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규제할 수는 없는 것이며(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 참조), 표현으로 인하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할 때에만 규제가 정당화 됨.
특정 개인 혹은 특정 가능한 범위의 집단 구성원에 대한 사회적 평가의 저하로 이어지는 “모욕 행위”는 현행 형법상 “모욕죄”로 규율되고 있음.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은 규제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나, 집단 구성원에 대한 실제적인 사회의 차별, 배제, 폭력으로 이어질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선동적 혐오표현만을 규율해야 하지, “모욕ㆍ조롱ㆍ비하ㆍ멸시ㆍ희화화” 정도의 표현까지 규율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 올바름”, “건전성”을 이유로 표현을 금지하는 것과 다름없어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음.
국가적ㆍ사회적 사건의 희생자 및 유가족에 대한 조롱ㆍ혐오표현이 불러올 수 있는 해악은 ‘관련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의 인격권 침해 등의 피해’, 혹은 ‘장래에 유사 사건의 재발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음. 그러나 사건 관련자들의 인격권과 사회적 평가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표현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 명예훼손·모욕 법제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함(침해의 최소성). 또한, 현재 사회통념상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의 국민들은 국가적ㆍ사회적 사건들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고, 대통령령에서 정할 정도의 사건이라면 국가적으로도 공인되어 올바른 의미로 보호받고 있는 사건으로, 이러한 사건들을 왜곡하며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일부 대중의 표현행위로 인해 사건 관련자들이 사회에서 차별, 배제된다거나 유사 사건이 재발될 위험이 명백·현존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임 (법익의 비례성). 따라서 국가적ㆍ사회적 사건의 희생자 및 그 유가족에 대한 “모욕ㆍ조롱ㆍ비하ㆍ멸시ㆍ희화화”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위반의 소지가 있음.
3. 형사처벌 규정의 위헌성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써 형벌과 책임간의 비례원칙도 고려되어야 하며, 표현행위로 인한 해악이 일단 표출되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너무나 심대한 해악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정당화됨.
본 개정안은 위 “조롱ㆍ혐오정보를 고의로 반복하여 게재하거나 유통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있음. (안 제71조 제1항 제10호의2)
그러나 위에서 이미 검토한바와 같이, 규제 대상 표현의 정의규정 자체가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죄형법정주의에 위배하고 있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나 해악의 존부도 불분명한 표현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본 개정안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형벌과 책임간의 비례원칙, 형법의 최후수단성 원칙 등에 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임.
4.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조치명령, 과징금 부과, 운영정지, 폐쇄 명령 권한을 규정한 안 제44조의8의 위헌성
1) 본 법안 제44조의8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음.
| 안 제44조의8 (조롱ㆍ혐오정보에 대한 조치명령 등)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ㆍ운영자는 조롱ㆍ혐오정보의 반복적 게재ㆍ유통 사실을 알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방치하여서는 아니 되며, 필요한 경우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해당 정보의 삭제 또는 접속차단 2. 해당 정보의 노출 제한 또는 검색ㆍ추천 제한 3. 해당 정보를 반복적으로 게재하거나 유통한 이용자에 대한 계정 이용제한 4. 해당 정보를 통한 광고ㆍ후원ㆍ수익배분 등 수익화 제한 5. 그 밖에 조롱ㆍ혐오정보의 유통 방지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 ②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ㆍ운영자가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하지 아니한 경우 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제1항 각 호의 조치를 명할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조치는 해당 정보의 내용, 유통 경위, 피해 정도, 게재ㆍ유통의 반복 여부, 공공의 이익 관련성 및 표현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④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ㆍ운영자가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하지 아니하거나 제2항에 따른 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대 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의 과징 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관련 매출액이 없거나 관련 매출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⑤ 제4항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할 때에는 위반행위의 내용ㆍ정도ㆍ기간, 위반행위로 인하여 얻은 이익, 피해 확산 정도, 조치명령 이행 여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⑥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 ㆍ운영자가 제2항에 따른 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이행 하지 아니하거나, 조롱ㆍ혐오정보의 반복적 게재ㆍ유통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방치하여 피해 정도와 사회적 파급력이 현저하다고 인 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6개월 이내의 기간 을 정하여 해당 게시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 한 운영정지를 명할 수 있다. ⑦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제6항에 따른 운영정지명령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행위가 반복되어 제1항 각 호의 조치 또는 제 6항에 따른 운영정지명령만으로는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현저히 곤란 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게시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폐쇄를 명할 수 있다. ⑧ 제1항부터 제7항까지에 따른 조치의 기준ㆍ절차, 반복적 게재ㆍ유통의 판단 기준, 관련 매출액의 산정 기준, 과징금의 부과기준, 운영정지명령 및 폐쇄명령의 기준ㆍ기간ㆍ절차와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2) 제1항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ㆍ운영자는 조롱ㆍ혐오정보의 반복적 게재ㆍ유통 사실을 알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방치하여서는 아니되며, 필요한 경우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부분의 위헌성
이와 같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ㆍ운영자와 같은 정보매개자에 대하여 정보에 대한 정보 삭제 등의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제재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표현물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함.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표현물들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음.
특히,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규제 대상 “조롱, 혐오 정보”의 개념도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사업자가 어떠한 정보가 불법인 “조롱, 혐오 정보”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것인데, 이와 같은 “조롱, 혐오 정보”에 대한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미이행시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본 법안은 사업자들의 과검열을 더욱 부추기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로 이어짐.
3)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조치명령, 운영정지, 폐쇄 명령 권한 규정의 위헌성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규제 대상 정보의 정의규정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정보에 대한 조치명령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본 법안은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정치적으로 남용되어 민주적 공론장을 왜곡시킬 위험이 높아 그 위헌성이 더욱 심대함. 헌법재판소 역시 “행정권력에 의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규제”가 이루어지는 불온통신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에서 “대저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국가의 무류성(無謬性)을 믿지 않으며,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과 같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더욱이 집권자에 대한 비판적 표현은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하는 것으로 쉽게 규제될 소지도 있다.” 라고 한 바 있음. (헌법재판소 2002. 6. 27. 선고 99헌마480,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등 위헌확인) 또한 이와 유사한 이유로 불명확한 기준으로 행해지는 행정기관에 의한 온라인 표현물규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최고재판소들에 의해 위헌판정을 받은 바 있음(E.g., Bantam Books, Inc. v. Sullivan, 372 U.S. 58 (1963); Little Sisters Book & Art Emporium v. Canada (Minister of Justice), 2000 SCC 69 (2000) (Canada); Rappler, Inc., Petitioner v. Andres D. Bautista, Respondent, [2016] PHSC 85 (Hong Kong); Poland v. Parliament and Council, 62019CJ0401 (EU); Disini v. The Secretary of Justice, [2014] G.R. No. 203335 (Philippines); French Constitutional Council — Decision n 2009-580 DC of 10 June 2009 (only in French, June 10, 2009); French Constitutional Counicil — Decision n 2020-801 DC of 18 June 2020; Turkish Constitutional Court, nos. 2014/149 (October 2, 2014, annulling the law), followed by no. 2014/3986 (April 2, 2014, lifting Twitter.com ban), no. 2014/4705 (May 29, 2014, lifting YouTube.com ban)).
또한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이 상시적으로 자유로운 표현을 교환하는 온라인 게시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이하 ‘웹사이트’라 함) 내에 일부 문제적 정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웹사이트 전체를 운영정지하거나 폐쇄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하여 다른 합법적이고 선량한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임.
즉, 일부 문제적인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여러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그 안에 있는 합법정보까지 모두 과차단되어 필연적으로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부당한 침해 및 선량한 웹사이트 이용자들의 권리 침해로도 이어짐. 우리 판례 역시 개별 정보의 집합체인 웹사이트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웹사이트 내에 존 재하는 개별 정보 전체가 불법정보에 해당하여야 하고,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웹사이트 운영자와 게시물 작성자의 관계, 웹사이트의 체계, 게 시물의 내용 및 게시물 중 위법한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웹사이트를 불법정보로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전체 차단이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해당 웹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음(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두26432 판결).
본 법안은 이렇듯 웹사이트 전체를 불법정보로 판단하는 경우가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ㆍ운영자가 제2항에 따른 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조롱ㆍ혐오정보의 반복적 게재ㆍ유통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방치하여 피해 정도와 사회적 파급력이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 게시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운영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제6항), “운영정지명령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행위가 반복되어 운영정지명령만으로는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현저히 곤란 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게시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폐쇄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7항), “조치의 기준ㆍ절차, 반복적 게재ㆍ유통의 판단 기준, 관련 매출액의 산정 기준, 과징금의 부과기준, 운영정지명령 및 폐쇄명령의 기준ㆍ기간ㆍ절차와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제8항).
“정당한 사유없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방치”, “피해 정도와 사회적 파급력이 현저”, “운영정지명령만으로는 피해확산을 방지하기 현저히 곤란” 등의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으로 그 운영정지 및 폐쇄 명령 가능 기준을 설정한 것은, 결국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웹사이트의 운영정지, 폐쇄 권한을 일임한 것과 다름없음.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포괄위임임법금지 원칙에 따라 본 법률조항에서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수범자로 하여금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 본 법률조항에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전혀 제시하고 있지 않아 헌법상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도 위반하고 있다고 할 것임.
즉,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조치명령, 과징금 부과, 운영정지, 폐쇄 명령 권한을 규정한 안 제44조의8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행정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정보에 대한 조치 및 웹사이트에 대한 운영정지, 폐쇄 명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등을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의 직업수행의 자유,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임.
5. 결론
본 법안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사회적 해악이 분명하지 않은 표현이나 정당한 비판적 표현마저 과도하게 규제할 위험이 높고, 나아가 과징금, 형사처벌 및 웹사이트의 운영정지, 폐쇄까지 규정함으로써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하여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으로 철회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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