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일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이 KrIGF 워크숍 세션 <에브리타임의 혐오 문제와 중소 플랫폼 규제의 딜레마>를 기획하고 사회를 보았다.

일시: 2026년 7월 2일 (목) 13:40~15:00
장소: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발제: 강수지(한국외국어대학교/EG@IG)
토론: 도란(빠띠 플랫폼팀장), 김영규(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 오병일(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
개최 배경: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전체 가입자 수가 732만 명을 넘는 독보적인 어플리케이션이 되었다. 학생들은 입학 직후 다양한 이유로 해당 앱을 이용하게 된다. 강의 정보 공유와 수강 신청을 비롯해 대학 생활에 필요한 실무적 정보 습득, 진로 탐색 그리고 익명의 또래들과 소통하는 창구로서 에브리타임은 대학 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소속 학교 학생들끼리만 소통하는 에브리타임의 독특한 ‘폐쇄형 인증 구조’는 에브리타임이 가진 독보적인 강점이자 치명적인 한계이다. 이러한 구조는 이용자에게 정보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순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아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반면 익명성과 결합된 인증 시스템은 혐오와 차별을 증폭시키는 기제로 작동한다. 특히 ‘우리 학교’라는 폐쇄적인 울타리는 구성원 간의 연대보다는 철저한 서열 짓기와 자기를 과시하는 공간으로 플랫폼을 만들었다. 성적, 학과, 학점, 스펙 등으로 파생되는 대학 사회 내 위계적 지표들은 에브리타임의 익명성과 결합해 극단적인 우월감을 표출하는 장이 된다. 나아가 서열 짓기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존재들은 끊임없이 타자화되면서 혐오와 조리돌림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이렇듯 혐오와 인권 침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명백하게 불법적인 정보 유통 금지를 넘어서 대학생들의 소통 공간을 위축시키는 검열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본 워크숍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 논의를 넘어, 중소규모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과 대학 내 민주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
세션 요약:
발제(강수지):
발제를 맡은 강수지 EG@IG위원은 에브리타임이 누적 가입자 700만 명, 월간 활성자 30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대학생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압도적인 1위 필수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주된 이용 목적은 강의 및 교수 리뷰 등 정보 교환, 시간표 구성 및 공유, 그리고 자유게시판을 통한 학내 소식 파악과 소통이다. 에브리타임은 기존의 학교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보다 훨씬 빠르고 활성화된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정리했다.
이용자들이 혐오 환경에서도 에브리타임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대체재 부재와 소셜 포모(Social FOMO): 에브리타임은 대학 생활의 필수 정보를 독점하고 있고 현재 이를 대체할 플랫폼이 없다. 또한 학내 정보나 또래들의 흐름에서 자신만 소외될 것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소셜 포모) 때문에 학생들은 계속 접속하게 된다.
배타적 소속감과 서열 짓기: 철저한 학교 인증을 통해 ‘우리 학교만의 공간’이라는 강한 소속감을 주지만, 이 울타리 안에서 다시 캠퍼스(본캠/분캠), 학과, 성적(입결) 등으로 서열을 나누고 타자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에코체임버 현상: 혐오 표현의 실태와 발생 구조 에브리타임 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자유게시판’ 등 익명 게시판은 혐오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 누구나 관리자 승인 없이 게시판을 개설할 수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하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만 소통하며 편향된 생각이 사회적 합의인 것처럼 증폭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완벽한 익명성: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젠더 혐오, 지역 차별, 일베식 비하 용어 등이 죄책감 없이 소비된다. 소수가 자극적인 혐오 글을 올리면 익명성 뒤에 숨어 쉽게 동조하며, 이에 반대하는 이성적인 목소리는 침묵하게 되는 구조다.
신고 시스템의 한계와 실효성 부족: 에브리타임은 신고 누적 시 자동으로 게시물을 삭제하고 3일에서 최대 5년까지 이용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근본적인 결함이 존재한다.
다수결 신고의 역설: 내용의 정당성과 상관없이 신고 수만 누적되면 삭제되기 때문에, 오히려 소수의 타당하고 이성적인 발언이 다수에 의해 검열당하는 결과를 낳는다.
피드백과 구제 절차 부재: 신고자는 자신이 신고한 글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결과를 알 수 없으며, 억울하게 이용 제한을 당한 작성자 역시 플랫폼으로부터 제대로 된 해결이나 답변을 받지 못한다.
체념과 방관: 정지를 당해도 시간이 지나면 풀리고 타 대학생이 계정을 구매해 분탕을 치는 등 실효성이 없어, 전체 이용자 중 신고 경험자는 30%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귀찮거나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방관하고 있다.
규제 도입의 딜레마와 논의 과제: 학생들은 명백한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에는 찬성하면서도, 실명제를 도입하거나 정부가 획일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열이 될 수 있고 표현의 자유를 잃을 수 있다”며 매우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발제자는 발제를 마무리하며 이 딜레마를 풀기 위해 다음 세 가지 핵심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졌다.
에브리타임의 정보 및 기능 독점이 깨지면 혐오 문제도 함께 줄어들 것인가?
사후 신고나 실효성 없는 교육을 넘어, 사전에 혐오를 예방할 방법은 무엇인가?
이러한 플랫폼을 건전하게 만들기 위한 ‘규제의 주체’는 과연 누가 되어야 하는가?
토론 1.
빠띠의 도란 플랫폼팀장은 앞서 제기된 에브리타임의 기계적이고 불투명한 운영 방식과 대비되는 투명하고 적극적인 자율 규제 모델을 제시했다.
1. 빠띠가 정의하는 ‘안전한 플랫폼’의 기준: 만연한 혐오와 허위 조작 정보 속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안전한 플랫폼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포용성: 출신 지역, 성별, 신체 등 개인이 타고난 특성을 이유로 배제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공간.
안심할 수 있는 소통: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하더라도 나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공간.
신뢰성: 확인된 사실에 근거하여 토의할 수 있는 환경.
2. 에브리타임과 대비되는 빠띠의 차별화된 운영 방식: 빠띠는 에브리타임의 플랫폼 운영 방식이 안전한 공간을 만들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공론장을 운영하고 있다.
강력한 행동 강령(가이드라인) 수립: 연령, 장애, 민족성, 성 정체성 등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차별 없는 참여를 보장한다는 명확한 약속을 유저들과 공유한다.
‘맥락’ 중심의 능동적 검토: 기호나 숫자를 섞어 필터링을 피하는 욕설이나 욕설 없이 조롱하는 글 등을 기계가 완벽히 잡아낼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신고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블라인드 처리하지 않고, 운영자가 직접 글의 맥락을 파악하여 행동 강령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결과의 투명한 공유: 에브리타임과 달리, 빠띠는 특정 게시물을 숨김 처리할 경우 신고자와 작성자 모두에게 이메일로 명확한 사유를 통지한다. 신고자에게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데 기여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작성자에게는 어떤 행동 강령을 위반하여 조치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삭제 흔적 남기기: 글을 단순히 흔적 없이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자리에 ‘행동 강령에 따라 가려졌다’는 안내를 남겨 플랫폼이 관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중소 플랫폼으로서의 현실적인 고충과 대응 노력: 빠띠 역시 혐오 표현을 걸러내는 데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판단의 어려움과 신조어 등장: 법적 기준이 불명확하고, 일상적인 단어가 맥락상 새로운 혐오 표현으로 쓰이는 경우가 계속 생겨나 판단이 쉽지 않음을 언급했다.
전문성의 한계: 모든 글이 허위 조작 정보인지 팩트체크를 하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기술의 보조적 활용과 지속적인 업데이트: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예: 욕설 감지 시 운영자에게 알림)을 자동 삭제가 아닌 ‘보조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또한, 시대의 변화에 맞춰 행동 강령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운영자 개인이 자의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내부 프로세스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빠띠는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신고 버튼과 자동 삭제 시스템만 두는 방관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다. 플랫폼과 이용자가 명확한 규칙(행동 강령)을 공유하고, 운영자가 맥락을 파악해 투명하게 소통하는 적극적인 개입이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한 공론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를 제시했다.
토론 2.
인터넷기업협회의 김영규 실장은 플랫폼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법적 규제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중소 플랫폼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 민간 플랫폼에게 법적 판단을 맡기는 것의 위험성(과도한 검열):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에게 강한 제재 책임을 부여하면 플랫폼이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보수적 접근과 표현의 자유 위축: 플랫폼이 잘못 판단했을 때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면, 사업자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글은 무조건 삭제하는 가장 ‘보수적인 방향’을 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인 비판이나 풍자, 건강한 소수 의견까지 함께 검열되어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구분의 어려움: 현실적으로 플랫폼 운영자가 무엇이 허위 정보인지, 풍자인지, 혐오 표현인지를 정확하게 칼로 자르듯 구분하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 대형 플랫폼 기준의 규제가 중소 플랫폼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 우리나라의 플랫폼 규제 논의는 대부분 막대한 자본을 가진 글로벌 빅테크나 국내 대형 플랫폼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막대한 비용과 인력 부담: 최근 개정된 정보통신망법 등에 따라 인공지능 필터링을 구축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인력을 갖추며 이의 신청 절차까지 운영하려면 플랫폼 입장에서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생태계 획일화: 이러한 규제 의무를 중소 플랫폼에게 일률적으로 부과할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플랫폼만 살아남게 된다. 중소 플랫폼들은 결국 서비스를 축소·변경하거나 사업을 접어야 하므로 플랫폼 생태계의 다양성이 파괴된다.
3. 플랫폼은 법원이 아니다: 검열은 혐오의 해결책이 아님 혐오 표현이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 누군가(혹은 플랫폼)에게 강력한 ‘검열과 삭제의 권한’을 주는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게시물을 단순히 삭제하는 권한을 확대한다고 해서 사람들의 혐오 인식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은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지만, 최종적으로 특정 표현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사법부와 공적 심의 체계가 담당해야 할 영역이다.
4. 다중 이해관계자 거버넌스 구축 제안 에브리타임에서 나타나는 혐오 문제는 단순히 플랫폼만의 잘못이나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대학 문화와 사회적 갈등, 이용자의 디지털 시민의식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규제를 단편적으로 강화/완화할 것인가를 따지기보다는, 사회 구성원들이 역할을 분담하는 &다중 이해관계자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
플랫폼: 투명한 운영 및 이용자 보호 장치 강화
학교: 디지털 시민 교육 및 건강한 공동체 문화 확산
시민사회: 지속적인 감시와 교육
인터넷기업협회는 법을 통한 강력한 플랫폼 처벌 규제는 오히려 중소 플랫폼의 생존을 위협하고 무분별한 검열을 낳을 수 있으므로, 플랫폼의 투명한 자율 규제 노력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시민의식 제고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 3.
디지털정의네트워크의 오병일 대표는 혐오 표현의 판단 기준이 매우 복잡하고 현실의 맥락에 기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플랫폼의 설계와 운영 정책이 혐오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서비스법(DSA)과 한국의 규제 체계를 비교하며 에브리타임의 현황과 개선 방향을 상세히 짚었다.
1. 한국과 유럽의 콘텐츠 규제 방식 차이
한국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정부 기구가 불법 여부를 판단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구조다. 특히 최근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혐오 표현이 새로운 불법 정보로 규정되어 정부 규제의 여지가 커졌다. 반면 유럽은 정부의 직접적인 검열 기구를 두지 않고 있다. 대신 법을 통해 불법 정보 처리 절차를 엄격히 규정하고, 기업의 자율 규제와 정부의 감독이 병행되는 공동 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 디지털 서비스법(DSA) 관점에서 본 에브리타임의 문제점
오병일 대표는 다수의 신고가 누적되면 자동으로 삭제되는 에브리타임의 현행 시스템이 유럽의 DSA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자의 게시물을 지우거나 계정을 제한할 때, 플랫폼은 구체적인 이유를 명확하게 통지해야 하지만 에브리타임은 이러한 피드백이 없어 이용자의 이의 제기 기회를 차단합니다. 제재 조치는 객관적이고 신중한 판단에 기반해야 하나, 내용의 정당성을 불문하고 신고 수에 따라 자동으로 삭제하는 방식은 신중한 판단이 될 수 없다. 유럽은 플랫폼의 조치에 불복할 경우 독립적인 ‘분쟁 조정 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명백히 근거 없는 허위 신고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학내 기구처럼 신뢰할 수 있는 주체의 신고를 우선 처리하는 제도적 장치도 고려할 수 있는데, 현재 에브리타임에는 이러한 절차가 없다.
3. 실명제와 사전 필터링에 대한 반대
대안으로 거론되는 실명제에 대해서는 특정 커뮤니티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는 있으나, 법으로 일괄 강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혐오 표현을 미리 걸러내는 사전 필터링 역시 오탐 확률이 매우 높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4. 근본적 해결을 위한 3가지 제언
오병일 대표는 강수지가 던진 딜레마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에브리타임의 정보 독점이 깨진다고 혐오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폐쇄형 인증이나 성과주의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현재의 게시판 구조와 시스템 설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또 사전 예방을 위해 무리한 기술적 필터링을 도입하기보다는, 플랫폼의 신고 및 조치 정책 절차 자체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마지막으로 규제의 주체는 단일 집단이 될 수 없으며, 다중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플랫폼은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정부는 유럽처럼 공동 규제 형식으로 법률을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학생과 학교 등 이용자도 플랫폼이 정책을 만들 때 협의의 주체로서 참여하여 공동의 룰을 만들어가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플로어토론.
발제가 끝난 후 진행된 플로어 질의응답에서는 에브리타임의 본질적인 특징인 ‘익명성’을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 논쟁부터, 혐오 표현의 정확한 정의, 그리고 국가 법령 개입의 타당성을 두고 깊이 있는 논의가 오갔다. 주요 논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익명성 존치 여부에 대한 열띤 찬반 논쟁
익명성 폐지 및 투명성 요구: 인터넷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익명성은 혐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인데, 왜 익명성을 없애고 각자의 목소리를 투명하게 내는 방향으로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성 뒤에 숨는 것은 비겁하며, 인터넷 거버넌스의 기본인 투명성을 확보하여 커뮤니티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성 유지의 필요성 (에브리타임 실제 이용 대학생): 플로어에 있던 한 대학생은 익명성을 없애면 교수들의 보복이나 제재가 두려워 솔직한 강의 평가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학내 과제 표절이나 기숙사 문제 등 각종 부조리를 공론화하고 고발(제보)하는 순기능도 익명성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명제의 한계: 사회자 역시 페이스북처럼 사실상 실명제로 운영되는 공간에서도 혐오와 차별이 난무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익명성이 혐오 문제의 유일한 원인은 아님을 언급했다.
2. 규제의 기준이 되는 ‘혐오 표현’의 엄격한 정의
질문: 한 청중은 단순히 본인이 싫어하는 것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까지 혐오 표현으로 규정하여 제재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훼손될 수 있다며,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확한 정의가 있는지 질문했다.
답변: 이에 대해 사회자가 혐오 표현을 단순히 ‘불쾌하거나 불편한 표현’이 아니라, “사회가 보호해야 하는 소수자 집단에게 임박한 차별과 폭력을 선동하는 언동”으로 매우 좁고 엄격하게 정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엄격한 잣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현재 에브리타임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적 글들은 혐오 표현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3. 국가 법령을 통한 혐오 규제에 대한 강한 우려
법제처 교수 의견: 혐오는 매우 자의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분야이므로, 이를 ‘정보통신망법’과 같은 국가 법령의 잣대로 끌어들여 규제하는 것은 충격적이고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에브리타임처럼 같은 집단 내의 동호회 성격을 띠는 플랫폼의 문제는 법 개입을 막고, 플랫폼 내부에서 추방(이용 정지 등)하는 형태의 ‘자율 규제’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의견: 사회자 역시 최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혐오 표현이 불법 정보로 포함되었을 때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두 반대했었다고 밝혔다. 법안의 혐오 표현 정의가 시민사회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고 보호해야 할 집단도 빠져 있었기 때문이며, 생존이 걸린 중소 플랫폼에게 과도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딜레마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4. 마무리 발언
처음 발제를 맡았던 강수지 학생은 질의응답을 마무리하며, 학생 입장에서만 생각했던 혐오 문제의 불편함이 단순히 1차원적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법적, 사회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더라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관련 글]
[오픈토크][2026 KrIGF] 에브리타임의 혐오 문제와 중소 플랫폼 규제의 딜레마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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