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청부민원 의혹 제기에 대한 방통심의위 압수수색에 부쳐 – 공익제보, 언론보도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by | Jan 16, 2024 | 논평/보도자료, 표현의 자유 | 0 comments

경찰은 어제(2024. 1. 15.) 민원인 ‘개인정보유출’ 혐의, 즉,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를 압수수색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수사권을 남용하여 공익신고를 탄압한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며, 이러한 공익제보, 언론보도의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을 촉구한다.

부패방지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직자는 공익침해행위나 부패행위를 알게 된 경우 신고의무가 있으며(부패방지법 제56조, 공익신고자보호법 제7조), 신고시 증거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부패방지법 제58조, 공익신고자보호법제8조). 또한 이들 법에 의한 신고시에는 그 내용에 직무상 비밀이 포함된 경우에도 다른 법령 등 관련 규정에 불구하고 직무상 비밀준수의무를 위반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부패방지법 제66조 제4항, 공익신고자보호법 제14조 제4항). 또한 대리 수술 등 의료법 위반 행위를 공익적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수술기록지를 증거로 제출해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로 기소된 사안에서, 이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무죄라는 판결도 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7. 9. 선고 2019노1842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0564 판결).

이에 따르면 위 법상 공직자인 방통심의위 직원이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의 비위 의혹을 신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처리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률에 의한 행위’로 볼 수 있거나, 공익신고를 위한 행위로서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위법행위로 볼 수 없다. 위법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 행위에 대해 압수수색이라는 기본권 침해 정도가 중대한 형사수사를 벌이는 것은 수사권의 남용이자 정치적 탄압이라 여기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렇듯 개인정보보호법이 공익제보, 언론보도의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의 강압수사 정황이 담긴 CCTV를 언론에 제보한 인권변호사는 해당 경찰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검찰로 송치된 지 1년 4개월이 지나서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2022년 10월, 관보에 실린 병무청 공고(공직자의 병역사항)를 통해 직원들의 개인신상을 공개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경찰은 2022년 4월,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이유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MBC 기자의 자택과 MBC 뉴스룸(보도국)을 압수수색했다. 부산환경공단 직원들의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을 공익제보한 제보자가 수사기관에 관련자들을 고발하면서 개인정보를 적시하였다는 이유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례도 진행중이다.

이와 같이 개인정보보호법이 정치적·경제적 권력자의 언론 통제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개인의 공익제보, 사회고발, 언론보도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언론·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GDPR(유럽개인정보보호입법지침)은 제85조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 “표현의 자유와 화합하도록 입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공익적인 목적의 정보처리’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면책하는 조항(제6조 e항)을 가지고 있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도 이러한 입법례를 참고하여 공익적 목적의 개인정보처리의 경우 일반적으로 면책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등의 방향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입법이 이루어지기 전에도 법원 등 사법기관이 진행중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에서 공익제보와 언론보도의 경우에는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하지 않은 행위라는 것을 천명함으로써 공익제보가 법적으로 보호받는 행위임을 확인해주어야 할 것이다. 

2024년 1월 16일

사단법인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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