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오픈넷이 2026년 1월에 제기한 한국 내 외국인의 정치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출입국관리법 제17조 제2항(이하 ‘본 조항’) 위헌확인 사건(2026헌마1299)에서 국제인권법과 표현의 자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활동해 온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로스쿨(UC Irvine School of Law) 산하 국제정의클리닉(International Justice Clinic, 소장: 데이빗 케이 David Kaye 교수) 및 한국법센터(Korea Law Center, 소장: 권성환)가 2026년 11월 4일, 본 조항이 대한민국 헌법 및 확립된 국제법 원칙에 위배되므로 위헌 결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의견서(AMICUS CURIAE BRIEF)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UC 어바인 로스쿨 국제정의클리닉 소장 데이빗 케이 교수는 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으로 6년 동안 재임하며 세계 각국의 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해 활동해 온 인사다. 국제정의클리닉은 한국의 통신자료제공 사건, 휴대폰실명제 사건, COVID-19 위치추적 등의 헌법재판소 사건에서도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고, 그 중 통신자료제공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국제정의클리닉이 제출한 견해와 일치했다.
출입국관리법 제17조 제2항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국내 체류 외국인의 정치활동을 원칙적,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에는 강제퇴거 및 출국명령 등의 대상이 된다.
제출인들은 ‘동 의견서의 목적은 본 조항의 위헌성 여부에 관하여 한국 헌법재판소에 종합적인 국제법 및 비교법적 법리 틀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하며, ‘외국인 체류자의 “정치활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현대 헌법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법적 결함을 내포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아울러 기본권 보장은 국적을 불문하고 관할권 내의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국가의 적극적 의무임을 귀 재판소가 확인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의견서 제출 목적을 밝혔다.
의견서는 ①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국민과 외국인 사이에 자의적인 차별을 창출함으로써,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이하 ‘자유권규약’)」 제26조에 따른 차별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고, ② 규정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행정청에 무제한적인 재량을 부여하고,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 부당한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유발하고 있으며, ③ 한국 사회 및 경제 구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외국인 체류자는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적 담론에 참여할 정당한 이익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 관련성’이나 ‘임박한 불법적 위험’에 대한 증명 없이 외국인의 “정치활동”을 일률적·포괄적으로 금지함으로써,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및 명확성의 원칙과 양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은 자유권규약 및 동 규약 제1선택의정서의 당사국으로서 규약에 규정된 권리를 준수할 의무가 있고, 자유권규약 제26조는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신분 또는 사회적 출신”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평등에 관한 자율적 권리를 확립하고 있음에도, 본 조항은 ‘외국인’이라는 신분에 기초하여 ‘정치활동’, 즉, 표현의 자유를 무조건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정당한 국가적 이익과 비례적 연관성이 결여된 자의적 차별을 저지르고 있으며, 이는 자유권규약 제26조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자유권위원회의 일반권고 제15호(General Comment No. 15)는 “당사국은 국적 보유 여부나 무국적 상태와 관계없이 “자신의 영역 내에 있고 자신의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개인”(제2조 제1항)에게 규약상의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고 하며, ‘외국인은 시민과 대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가질 권리(제19조) 및 평화적 집회의 권리(제21조)를 향유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음에도, 본 조항은 외국인에 대해 정치적 표현을 본질적으로 ‘예외’로 취급하고 있어 본 권고에도 위반하고 있다고 보았다.
나아가 의견서는 “국제화 시대에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된 체류 외국인에게는 그들의 ‘실질적 유대관계’에 상응하는 권리, 특히 자신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낼 권리가 부여되어야 한다”고 하며, “노동의 이동이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된 시대에,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생활하고, 일하며, 기여하는 이주노동자의 정치적·표현적 주체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 정책의 문제가 아니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준수하는 책임 있고 선도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도 덧붙였다.
제출인들은 ‘미국 대법원, 유럽인권재판소, 그리고 유엔의 판례 및 법리를 종합해 볼 때, 체류자의 사상의 자유시장에 참여할 권리는 여권(국적)이 아닌 인간성에 기인하는 고유한 속성이다’라고 하며, ‘한국 헌법재판소가 출입국관리법 제17조 제2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기본적 인권과 국제 표준에 대한 대한민국의 수호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고, 대한민국의 법체계가 존엄, 평등,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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